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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1일

성추행


한겨레신문에 실린 후마니타스칼리지 전중환 교수 (경희대 · 진화심리학)의 칼럼 < 왜 성추행이 일어나는가 > (2013.5.13.)를 읽는데 분노가 치밈. 성희롱이, 진화적 시각에서는, 더 큰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한 남성들의 행동 성향이며, “여성의 의도를 잘못 해석해서일어나는 것이라고 이야기 함. 3일 뒤, 이번에는 김의겸 논설위원이,같은 신문에, < 들이대는 녀석들의 심리학 > (2013.05.16.)이라는 칼럼 게재. “여자가 별 뜻 없이 그저 한번 웃었을 뿐인데, 남자는 자신을 좋아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도록 진화해왔다”. 두 명의 칼럼니스트가, 삼 일 간격을 두고, 성희롱, 성추행은 < 해석 > < 착각 > 의 문제라고 이야기. 그들은 이런 < 진화적 (?) >  설명이 < 말이 된다고 > 믿는 걸까? 자신의 아내와 딸에게 같은 일이 일어나도, 상대방이 내 아내와 딸의 행동, 얼굴 표정, 제스처를 오해했을 뿐이야, 더 많은 씨를 퍼트리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어, 라고 말할까? 두 사람 글에는 < 여성 > < 상식 > 이 빠져있음. 남성인 나도 모욕감을 느끼는 걸 보면 < 인간 > 이 빠져있다고 하는 말이 더 적절할 듯더불어 사는 인간은 상대방이 내게 호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프로포즈나 고백을 한다. 희롱이나 추행이 아니라. 어떤 이론이나 설명은 인간에 대한 모욕이다.

부록.
1. 성추행을 남성의 착각,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 설명하는 진화심리학은, 성추행이 결국 지적인 실수’라고 주장하는 셈. 지성의 부족과 부재를 처벌할 수 있을까? 없음
2. 상기 두 칼럼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오해’, ‘착각이라는 용어는 전적으로 남성의 책임인 성추행의 원인과 과정에 피해 여성을 끌어들임. 오해와 착각이라는 단어는, 오해하고 착각할 여성의 어떤 사전 행동을 전제하기에. 그러기에 오해와 착각,이라는 이 < 한가한 단어들 > 은 또 다른 폭력. 지하철에서의 성추행(사실 모든 성추행)을 살펴보면, 가해 남성이 여성의 행동, 표정을 오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아님. 성추행범들, 경찰서에서, 그 여성이 저에게 성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오해했습니다라고 말하지 않음. 성추행범도 인정하지 않는 진화심리학.